일반인이 보기엔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그냥 가운데 서서 팔만 흔드는 사람으로 보일 것입니다. 저 팔짓으로 지휘하는 거라고는 하는데 아무리 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달라지고 그걸 보고 어떻게 연주를 하나 싶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휘자는 엄연히 지휘를 하고 있는 것이며 지휘자의 손짓에는 그에 따른 의미가 있습니다.
교향악단 지휘자가 하는 일
대체 저기 가운데에 서서 팔만 대충 흔들어 재끼면서 음악만 제일 좋은 자리에서 듣고 있다. 뭐 하는 사람일까...
교향악에 생소한 일반인이 흔히 머릿속에 드는 의문입니다.
그냥 보았을때 악기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든 연주를 팔 동작만으로 통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관객들이 보기 좋아하라고 지휘대 위해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잘 안될 때가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둘 다입니다.
지휘자는 연주회를 하기 전에 수차례의 리허설을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지휘자란, 음악 선생님과 같습니다.
합창 연습을 지도하는 음악 선생님은 합창하는 학생들 개개인의 실수나 오류를 지적해서 고치도록 하며, 전체적으로는 합창하는 곡을 잘 가르쳐서 합창하는 노래의 퀄리티가 높아지도록 유도합니다.
지휘자는 리허설을 통해서 연주자들에게 조금 길게 연주하라든가,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강하게 연주하라든가 하는 주문을 포함해서 현악기를 연주할 때의 보우잉(운궁법, 활을 놀리는 방법)을 바꾸라든가, 시(詩)적인 비유를 통한 "어떤 느낌으로" 연주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연주자들은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휘자가 요구하는 음악 스타일을 익혀서 숙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세기부터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문 지휘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즉 수십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수 차례의 리허설을 통하여 지휘자의 요구에 맞춰서 연주회, 혹은 음반 녹음 전까지 지휘자가 원하는 음악과 완전히 혼연일체를 이루게 됩니다.
따라서 음악회 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휘자의 동작을 쳐다보지 않더라도 이미 지휘자가 원하는 음악을 연주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지휘자의 다양한 손동작과 표정은 단원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기호입니다.
그렇다면 지휘자가 연주회 때 보여주는 지휘 동작은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 듭니다.
그것은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연주자들에게 어떤 요구를 하는 동작일 수도 있고, (예를 들어서 지휘봉을 들지 않은 왼손을 치켜들면 보통보다 강하게 연주하라는 의미이고, 양손을 모두 강하게 내리치는 동작인 다운비트는 거기서 강하게 연주하고 잠깐 쉼표를 지키라는 의미입니다.)
오른쪽 손은 비트를 왼손은 사운드의 볼륨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시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일 수도 있습니다. (수차례에 걸쳐서 리허설을 했기 때문에 이미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연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굳이 지휘자가 지휘대에 올라가서 지휘를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관객들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지휘자 없이 음악을 연주한다면 각각의 연주자들이 서로 제각각의 느낌으로 연주를 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강약이라든가, 템포, 심지어는 박자까지도 뒤죽박죽이 되어버립니다.
그것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처럼 세계에서 가장 숙련된 연주자들이 모였다는 정상급 오케스트라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휘자는 모두 제각각의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 꼬여있는 실들을 하나의 아름다운 옷감으로 만들어서 매듭짓는 재단사와 같습니다.
지휘자는 음악을 재창조합니다. 지휘자는 음악가가 작곡해놓은 음표, 쉼표, 각종 기호 등이 쓰여있는 악보를 (재) 해석해서 관객들에게 들려줍니다.
그것은 마치 한 편의 시(詩)를 낭송해서 녹음하는 시낭송 집과 마찬가지입니다. 성우들마다 자기만의 억양, 자기만의 호흡,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읽는 것처럼 지휘자는 자기만의 해석과 자기만의 개성으로 악보를 음악으로 연주하는 것입니다.
글 쓴 것처럼 지휘자마다의 고집과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은 아주 중요한 모습으로, 혹은 쉽게 분간할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이를테면 템포나 강약의 변화는 곡의 느낌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지나치기 쉬울 만한 사소한, 또는 섬세한 부분에서 표출되기도 합니다.
어떤 곡을 즐겁게 연주하라든지, 엄숙하게 연주하라든지, 같은 포르테(강하게)도 센 강하게, 여린 강하기로 연주하라든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웬만한 귀와 감성으로는 포착하기 힘듭니다.
어쨌든 지휘자는 음악가가 악보에 표시해놓은 기호들을 하나의 "작품" 으로 들릴 수 있도록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연주회 때 지휘대에 올라가서 팔만 휘젓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휘자마다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었는지 예를 들어 보자면,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경우 작곡가의 의도와 악보에 충실한 연주를 추구했습니다만, 그와 라이벌 관계였던 독일의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나 세르쥬 첼리비다케는 토스카니니의 연주를 "완벽한 음표 공장" 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그들은 서로 음악적인 색깔만 달랐던 것이 아니라 앙숙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들을 보면 서로 비슷하게 생겼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이 똑같이 생긴 것 같다고들 합니다.
음악을 듣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또한 어떤 개성과 특색이 있는지 쉽게 구별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어떤 지휘자가 잘하는 지휘자냐는 질문은, 어떤 성우의 목소리가 가장 멋있고 매력 있느냐, 혹은 어떤 가수가 노래를 제일 잘 부르냐는 질문처럼 각자의 개성과 듣는 사람의 취향에 의해 좌우되는 바가 크기 때문에 "딱 이러이러한 지휘자입니다." 라고 정의할 수는 어렵습니다.
지원 방법
접수: 남예종 1F 접수처 인터넷접수:
jmusic.kr
T.02-815-7588
e-mail : jungmis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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